유럽의 장편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흐름 _ 안홍주 PD의 글로벌 소식 20

유럽의 장편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흐름 _ 안홍주 PD의 글로벌 소식 20: 안홍주 PD / 기사승인 : 2022-06-29 08:00:31

Column

이달에는 유럽 Eurimages Fund and Cartoon이 선정한 공동제작 개발 지원 수상작 8개를 통해 유럽의 장편 애니메이션 흐름을 살펴보려고 한다. 시상의 취지는 초기 개발단계의 작품을 지원해 국제 공동제작 협업을 활성화하는데 있다. 올해는 57개의 후보작 중 8개가 최종 선정돼 지난 3월 유럽의 가장 영향력 있는 Cartoon Movie에서 공개됐다. 한국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애니메이션에 관한 다양한 문화적 소재와 국가 간 협업, 현실적인 제작비, 각국별 지원책을 눈여겨볼 만하다.

At the Ark at 8

이 작품은 독일의 Zooper Film이 덴마크 제작사 등 4곳과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다. 울리히 허브의 인기 소설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노아의 방주를 소재로 하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은밀히 방주에 잠입한 펭귄 3인조는 유머와 통찰력을 앞세워 고대와 현대, 성경적 신화가 제기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탐험에 나선다.

많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단골 소재로 활용된 노아의 방주와 인간-신의 근본적인 관계를 다른 각도에서 코믹하게 탐색하는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또 2개 국가의 4개 제작사가 협업하는 것이 흥미롭다.

Flow

라트비아의 Dream Well과 프랑스, 독일 제작사가 공동제작하는 작품이다. 대홍수가 세상을 휩쓴 후, 고집이 세고 독립적인 고양이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작은 배를 타야 하지만 그들과 지내는 것이 홍수에서 살아남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도전이라고 느낀다. 배 안에서 이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또 인간사와 어떻게 대비될지 궁금하다.

Born Happy
이 작품은 라트비아의 Atom Art가 폴란드, 핀란드 제작사와 함께 만든다. 아홉 살 Ilze는 악마의 산 근처에 사는 Pemon부족과 함께 열대우림에서 가족과 살고 있다. 엄마가 아빠를 병원으로 데려갔을 때, Ilze는 세 살 동생 Alex를 돌봐야 하지만 그저 책에 빠져 있다. 동생이 정글 속으로 사라진 사실을 한참 뒤에 발견한 Ilze는 부모가 돌아오기 전에 동생을 찾으러 떠나게 된다. 그림이 전형적인 2D 유럽풍이지만 한국인 시각으로도 편하게 느껴지는 그림책 같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Melvile
벨기에의 Need Productions가 프랑스 제작사들과 공동제작하는 작품이다. Paul Rivest가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은 어느 여름, 작은 마을 Melvile에 큰 불이 나 첫사랑과 절친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죄책감에 시달리다 오랫동안 마을을 떠났던 그는 다시 돌아와 이들이 죽은 진짜 이유를 밝혀내지만 이는 곧 악몽으로 변하고 만다. 줄거리만 보면 아동용이 아닌 최소 청소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작품으로 보인다. 역시 유럽은 다양한 소재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 같다.

Starseed
이 작품은 프랑스와 루마니아 제작사가 공동제작하고 있다. 짐바브웨에 사는 알비노 소녀 러브니스는 어느 날 킹블랙 숲에서 기이한 만남을 목격하고, 자신에게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위험을 무릅쓰고 지구에 머무른다. 공개된 줄거리가 짧아 내용 전체를 유추해볼 수는 없지만 이 작품은 청소년 이상의 시청자를 위한 독립영화풍의 판타지 모험 애니메이션으로 보인다.

Living Large
이 작품은 체코의 원작으로 활용해 프랑스, 슬로바키아 제작사가 함께 만든다. 사춘기를 겪는 열세 살의 Ben은 엄청 예뻐진 Claire에 주목하고 그녀가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란다. 하지만 Ben은 과체중에 시달리고 학교의 간호사도 그를 걱정한다. Ben은 Max와 친구들의 따돌림에 맞서기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가족과 Claire 등의 도움으로 버텨나간다. 이 작품은 자신, 삶, 사랑에 자신감을 갖고 성장한 한 해의 끝에서 크리스마스 쇼를 위한 밴드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톱모션 기법으로 제작되는 이 작품은 타깃층이 높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해 스톱모션 기법과 청소년 문화를 소재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다.

Trip to Teulada
프랑스 Isla Productions가 이탈리아 제작사와 공동제작하는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이웃에 의해 구조된 나이 많은 여성 아순타는 의식을 되찾았을 때 이상한 사실을 발견한다. 이 작품은 다른 배경과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두 이민자의 만남이자 서로가 인생의 먼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메시지를 담았다.

Young Vincent
이 작품은 네덜란드 원작으로 프랑스 제작사와 공동제작 중이다. 규칙을 따르기보다 동생 테오와 함께 자연에서 뛰노는 것을 즐기는 빈센트는 부모 눈에 말썽만 부리고 순종하지 않는 아이로만 보인 나머지 기숙학교에 보내진다. 외로운 빈센트는 상상에서 위안을 찾고 테오에게 편지를 쓰고 지내는 동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년 폴과 친구가 된다. 폴은 빈센트의 유일한 친구지만 그들의 우정은 복잡하다. 빈센트는 꿈의 세계와 상상을 동원해 마침내 기숙학교를 탈출하고 동생과 재회한다.

애니메이션과 라이선싱 관련 소식
넷플릭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공개된 작품은 Sonic Prime, Kung Fu Panda: The Dragon Knight, The Boss Baby: Back in The Crib, The Cuphead Show!, Gabby’s Dollhouse, Jurassic World: Camp Cretaceous Season5 등이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NFT인 Bored Apes Yacht Club 컬렉션의 창시자 Yuga Labs가 메타버스에서 가상 토지를 판매해 암호화폐로 3억 2,000만 달러를 모집했다. 이는 이더리움에 파급 효과를 일으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거래 수수료를 폭등시키기도 했다.
라이선싱 엑스포 2022에서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크런치롤과 함께 드래곤볼 프랜차이즈 보고서를 발표했다. 도에이 애니메이션과 크런치롤이 총 37개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드래곤볼, 드래곤볼Z, 드래곤볼 슈퍼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이 제작된다.

안홍주(프로듀서)
· 미국 Astro-Nomical Entertainment 공동대표/프로듀서
· 캐나다 툰박스 공동대표 역임
· 한국 레드로버 고문 역임
· KT 콘텐츠 전략/IPTV 콘텐츠 수급 담당 전문 임원 역임
· 홍익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 Walt Disney Korea

아이러브캐릭터 / 안홍주 PD master@ilovecharac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