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미디어 이상민 마케팅 총괄이사 · 사이드9 이진훈 대표, 해외에선 <여신강림> 같은 로맨스물이 인기예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1 08: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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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칵테일미디어, 사이드9, 엠스토리허브가 손잡고 인기 웹툰 <흔한 빙의물인 줄 알았다>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 현재 제작 중인 <여신강림>에 이어 칵테일 미디어가 선택한 두 번째 여성향 웹툰을, 카툰 렌더링의 강자 사이드9이 어떤 영상미로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이상민 칵테일미디어 마케팅 총괄이사와 이진훈 사이드9 대표를 만났다.

  

▲왼쪽부터 사이드9 이진훈 대표, 칵테일미디어 이상민 마케팅 총괄이사

 

여성향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이유는?
이상민 해외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IP를 내세워야 투자를 받을 수 있고 배급사도 만족시킬 수 있다. 여러 지표를 분석하면, 국내에서는 남성 액션물이 인기가 높지만 해외에서는 로맨스 판타지물의 인기가 높다. K-팝을 좋아하는 여성 팬층의 관심과 기호가 웹툰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비교적 최신작이고 론칭했을 때 성장성도 높은 작품 중에서 흔한 빙의물인 줄 알았다를 선정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로 했다.

 

양 사가 손잡은 배경이 궁금하다
이진훈 예전부터 엠스토리허브, 칵테일미디어와 교분이 있었다. 작년 말에 칵테일미디어가 여신강림의 뒤를 이을 여성향 차기작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엠스토리허브를 연결해줬다. 그쪽에서도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강했던 터라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4월에 3사가 공동 제작 MOU를 맺을 수 있었다.

 

 

로맨스 원작의 재미를 어떻게 보여줄 건가?
이진훈 청소년 타깃 로맨스물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작에서 묘사한 공주풍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되 강약을 조절해 캐릭터와 장면을 좀 더 리드미컬하게 표현해볼 생각이다. 2D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카툰 렌더링 기법으로 장면을 만들고 코드네임X처럼 음악에도 신경 써 극적 긴장감을 높이겠다. 제작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상민 화려한 의상과 헤어, 주얼리처럼 시각적 재미가 있어야 한다. 사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팬들이 그런 걸 요구한다. 원작에 얼마나 충실한지를 중요하게 보더라. 특히 이번 작품은 여신강림처럼 달달한 사랑 얘기가 아니라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매운맛 드라마다. 예쁘고 아름답고 멋있는 사람만 나오는 기존 로맨스물의 클리셰를 한참 벗어난다. 그러니 일반 로맨스물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OTT에만 배급하는가?
이상민 현재로선 글로벌 OTT 및 배급사와의 파트너십을 유지·강화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여러 글로벌 OTT가 한국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영상 판매 외에도 부가 사업으로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글로벌 OTT에서 홍보·마케팅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사실 OTT 플랫폼에 태워야 권역별 배급이나 투자 유치가 수월해진다. 한번 서비스한 영상을 다른 OTT에 재판매할 수도 있어 수익률도 높다. 향후 여러 웹툰 기반 애니메이션 작품이 흥행해 선판매만으로도 제작비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이진훈 콘텐츠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수많은 쇼트폼을 빠르게 소비하는 게 익숙한 시대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안 된다. 아마추어 개인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올리는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전문 스튜디오가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제작사나 관련 산업군이 이런 흐름을 읽고 방향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줄고 TV를 잘 보지 않는다. 뉴미디어로 인해 국내 콘텐츠는 이제 글로벌 콘텐츠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결국 애니메이션도 퀄리티를 따지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처럼 쉽고 간편하게 소비되는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상민 이 대표님 말씀에 동감한다. 이제 애니메이션끼리만이 아니라 모든 콘텐츠와 경쟁해야 한다. 바뀐 시청 환경에 맞는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 여신강림도 러닝타임을 줄였다. 호흡이 느리면 시청자가 견디지 못하니까. 그래서 열성 팬층이 있는 콘텐츠가 생명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 우리가 여성향 콘텐츠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성도와 지속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서브컬처 시장과 웹툰 향유층이 더 넓어지면 애니메이션 시장도 더 커지리라 기대한다. 실제 웹툰 덕에 애니메이션을 더 많이 만들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요한 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영상물 중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게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돈, 인원, 시간이 많이 들고 공정도 복잡하다. 그럼에도 팬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니즈가 여전하니 기회는 분명 있다고 본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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