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열전] 에이컴즈 김혜령 PD, 내 생각 담긴 창작물 많이 남기고 싶어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2 08: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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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애니메이션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투명한 비전, 강도 높은 노동량, 낮은 처우 탓에 애니메이션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PD들이 있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현장의 PD들을 만나 애니메이션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장인정신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원래 애니메이션 PD를 꿈꿨나?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커서 애니메이션을 배웠지만 사실 꼭 뭘 하고 싶다는 꿈은 딱히 없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에는 여러 파트가 있다. 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그저 막연히 애니메이션 만드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으로 배웠던 것 같다. 그래서 미래에 콘셉트 아트 디자이너나 스토리보더 또는 애니메이터가 되지 않을까 했다. 지금처럼 PD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웃음) 그런데 여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PD를 해보니 매우 만족스럽다.



그간 참여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참여한 작품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지만 아무래도 연출 PD로서 처음 맡은 마카앤로니 시즌3에 가장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참여 작품 중 가장 많은 부분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내 아이디어와 의견이 제일 많이 들어간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을 만들면서 뿌듯했던 순간, 아쉬운 순간은 언제였나?
애니메이션을 기획·제작하면서 확신이 서지 않거나 명확한 답을 알 수 없어 내 선택이 맞는 걸까 고민할 때가 많다. 그럴 때 가끔 힘들었는데 결과물이 생각보다 더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나와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걸 느낄 때 정말 뿌듯하다. 또 무사히 TV에 나오고 엔딩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올라갈 때, 내가 참여한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기분이 좋다. 아쉬운 순간은 마감 기한이 촉박해 시간에 쫓겨 더 신경 쓰지 못하고 포기하는 부분이 생겨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다. 그때마다 ‘더 재미있고 매력 있는 콘텐츠가 됐을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

내 자신과 삶이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살아가는 동안 내 생각이 많이 담긴 많은 창작물을 남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애니메이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일이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을 주 업으로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내겐 의미가 특별하다. 앞으로도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나?

실사가 아닌 그림으로만, 애니메이션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큰 내용 없이도 화려한 비주얼로만 스토리텔링해 그저 넋 놓고 볼 수 있는 그런 애니메이션을 한번 만들어보는 게 꿈이다. 아직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니 어떤 장르든지 경험해보지 못한 장르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보며 많이 배워나가려고 한다. 그렇게 이런저런 경험이 쌓였을 때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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