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리에이터 또는 개인작가의 IP가 콘텐츠라이선싱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이에 IP 라이선싱과 브랜딩사업을 전개하는 김현경 케이비젼 대표가 산업계와 독자들에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하고자 월간 <아이러브캐릭터>와 함께 유망 캐릭터 작가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기획 인터뷰를 연재한다.
<쁘띠팩토리>는 어떻게 탄생했나?
일과 공부를 병행하다 2019년쯤 잠시 쉴 때였는데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했던 디지털 문구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쓸 수 있는 플래너, 스티커 같은건데 파일 형태의 상품이어서 컴퓨터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더라. 그때부터 쁘띠팩토리란 브랜드를 사용했고 미코, 루루, 페퍼 캐릭터도 개발해 일러스트페어에 나가 알렸다. 강아지 캐릭터를 만든건 많은 후기를 남겨준 학생과 수험생 고객에게 보답하고 싶어서였다. 강아지는 옆에서 항상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뿜어낸다. 공부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 같은건데 그들이 쁘띠팩토리 상품을 쓰면서 즐거운 마음이 들길 바랐다.
미코, 루루, 페퍼는 어떤 친구들인가?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친구들이다. 어른이 된 후 바쁜 현실에 즐거움을 잊어버린 이들은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즐거움을 직접 만들기 위해 쁘띠팩토리 공장을 세운다. 미코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새침데기지만 모험심과 리더십이 강하다. 장난꾸러기 루루는 스포츠를 좋아하며 장난이 심해 친구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페퍼는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으로 독서를 좋아한다. 부끄러움이 많이 볼에 늘 홍조를 띤다. 쁘띠팩토리는 공장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야기 모티브는 어디에서 얻었나?
가장 좋아하는 스펜서 존슨의 선물이라는 책을 모티브로 삼았다. 주인공은 성인이 된 후 삶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오고, 어린 시절 자신에게 말했던 소중한 선물이 뭔지 노인에게 묻는다. 노인은 걱정이나 고민이 없던 어린 시절처럼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유년기의 순수했던 즐거움을 쁘띠팩토리 제품으로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을 브랜드에담았다.
캐릭터를 개발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유행을 따르기보다 쁘띠팩토리만의 정체성이 돋보이길 원했다. 10대 후반에서 30대를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상품에 적용할 때 너무 귀엽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보이길 바랐다. 메인 컬러도 캐릭터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정했다. 어린 시절에는 원색의 옷이나 상품을 많이 찾는데 어른이 되면 블랙 등 무채색을 선택한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감성을 다시 꺼내고 일상의 활력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원색을 사용했다.
팬들과 어떻게 소통하는가?
주로 SNS로 한다. 일러스트나 콘텐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는 댓글이나 메시지로 얘기를 주고 받는다. 상품 제작과 페어 준비 과정을 찍어 올리기도 한다. 앞으로는 인스타툰, 유튜브 쇼츠, 이모티콘 등으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낼 계획이다. 또 페어와 팝업스토어를 통해 쁘띠팩토리 세계관을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니까. 사실 직장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 지금도 작가란 호칭이 어색하고 과분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페어에서 처음으로 사인을 요청했던 팬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상품 제작과 판매는 직접하는가?
그렇다. 상품을 기획한 후 디자인과 제작 의뢰서를 들고 제조 공장을 찾아가 상품을 만들고, 사무실에서 최종 검수해 포장한다. 자사 몰과 교보문고, POOM, 텐바이텐 등 온·오프라인 매장, 페어,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상품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구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캐릭터 상품은 주로 소장하거나 일상에서 쓰려고 사는데 디자인할 때 브랜드 이미지를 잘 녹여내야 한다. 또 종이, 유리, 봉제 등 다양한 재질에서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므로 캐릭터 컬러와 형태가 잘 구현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물론 디자인과 실용성, 품질은 기본이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라이선싱 상품이 출시됐다. 6월에 일본 아동복 브랜드(Caitac)가 S/S 시즌 키즈 의류와 잡화류를 선보였다. 자수와 패치, 라벨로 고급스럽게 표현했는데 곧 F/W 시즌 상품도 나올 예정이다.
이제 시작하는 작가들을 위한 조언 한마디
캐릭터를 개발한 후 매뉴얼 가이드를 만들었다. 캐릭터 형태와 비례, 메인 컬러 등을 미리 정하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노출하기 쉽고 협업도 원활히 진행할 수있다. 상표권을 내려면 사전에 특허청에 중복되는 이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창기에 홍보할 때 페어에 많이 나갔다. 인지도는 낮았지만 상품에 적용했을 때 장점이 많은 캐릭터여서 소량의 상품을 전시했다. 부스도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꾸민 덕에 브랜드를 기억하고 알아봐주는 분이 많아졌다.
브랜드의 지향점은?
쁘띠팩토리는 1990년대 레트로 무드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일상의 포인트가 되는 색감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만드는 브랜드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면 좋겠다. 나이에 상관없이 쁘띠팩토리로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아이러브캐릭터 / 김현경 master@ilovecharacter.com
[저작권자ⓒ 아이러브캐릭터.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