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머천다이징컴퍼니가 <미피> 탄생 7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추진한다. 8월까지 열리는 특별전 ‘미피의 마법 우체통’을 시작으로, 단순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따스한 감정을 전하는 미피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체험거리를 풍성하게 마련한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국내외 캐릭터의 IP 사업 론칭도 준비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언제부터 전시를 준비했나?
2023년에 기획해 2024년 초부터 피플리와 함께 준비했다. 하리보 젤리 100주년 기념 전시를 진행한 곳이어서 믿음이 갔다.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건 피플리 측의 아이디어였다. 우린 상품에만 신경 쓰고 전시에 관한 일은 모두 피플리에 일임해 저작권사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서울에서 미피 관련 상품을 망라한 곳이 이곳밖에 없다 보니 지금까지 전체 매출에서 상품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다.
<미피>가 유독 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이유는?
미피의 최대 시장은 일본이다. 우리나라도 5위에 이른다. 미피가 사랑받는 데에는 디자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원작자 딕 브루너는 ‘단순한 것이 더 아름답다(Less is more)’란 철학을 추구했다. 간결할수록 아이들에게 더 정확히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딕 브루너 컬러로 불리는 색들은 단순하면서도 깔끔하며 따뜻하고 정감 있다. 미피의 옆모습을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피는 항상 정면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감정을 나눈다. 또 미피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웃는 얼굴이지만 눈물 한 방울만 붙이면 금세 슬퍼보이기도 한다. 이는 마치 즉각적이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픽토그램과 같다. 이처럼 정적인 교감을 이루고 단순한 아름다움을 지닌 점이 동양의 정서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미피>를 내세운 공간 사업도 활발하던데?
라이선시인 신기산업이 2023년 9월 경남 거제에 미피 카페 1호점을 처음 연 이후 1년여 만에 부산 영도구에 카페 2호점과 단독 스토어를 오픈했다. 경북 경주에서도 한옥 스타일의 미피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미피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진척될 순 없었을 것이다. 선물용품 수출을 기반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회사인데 미피를 워낙 좋아하고, 매출도 기대 이상이었기에 가능했다.
보유한 IP 중 효자 IP를 꼽는다면?
미피도 잘 나가지만 예일(Yale), 하버드(Harvard) 같은 칼리지 브랜드 의류의 매출이 크다. 연 300억 원이 넘는다. 아무래도 캐릭터 상품보다 의류 가격이 더 비싸니까. PSG(파리생제르망FC), FCB(바르셀로나) 같은 스포츠 브랜드도 팬층이 탄탄해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1998년 외환 위기를 겪을 때 이들 브랜드를 처음 들여왔다. 당시에 살던 집을 옮기고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사업을 이어갔는데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다.(웃음)
최근에 무민과의 계약을 종료했던데?
지난 18년 동안 마케팅이나 애니메이션 판권 구입에 막대한 비용을 들였는데 몇 년 전부터 북유럽 열풍이 식고 인지도에 비해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원저작권자가 아닌 새로 설립된 저작권사의 요구 사항 등도 우리나라 시장과 맞지 않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 빈 공간을 알차고 실속 있는 미래로 채우는 일이 바로 라이선싱 사업의 묘미일 것이다.
우리는 27년 동안 그런 과정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더욱 탄탄하고 수익성이 큰 브랜드를 키워왔다. 그래서 새해를 더욱 멋지게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다. 국내외에서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는 캐릭터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미 논의 중인 IP가 있는데 조만간 공개하겠다. 국산 캐릭터를 발굴하고 키우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스토리텔링을 입힌 국산 캐릭터를 해외에 알리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다.
새해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인가?
미피 상품의 판매망을 넓히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도 미피 카페나 단독 스토어를 개설할 계획이다. 경기 불황에 유통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지니 우리가 직접 유통망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또 고흐, 모네처럼 유명 화가의 작품을 미피 디자인에 접목하는 콜라보레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보노보노 마케팅도 강화하겠다. 보노보노는 다양한 연령대, 특히 남성들도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대중성이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해 팝업스토어를 확대한 형태의 전시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아울러 굴지의 레저 기업과 협업해 미피, 보노보노 객실 패키지 상품도 선보이겠다. 미피와 보노보노를 활용한 놀이터 시설 사업도 진행 중이며 필리핀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그리고 최근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자신에게 영감을 준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은 스웨덴의 아동 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Astrid Lindgren)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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