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성을 차지하기 위한 스컬제국과 스컬파라다이스의 대결을 그린 넌버벌 슬랩스틱 코미디 <스컬킹>이 KBS 2TV에서 방영 중이다. 치고 박는 싸움보다 일상의 관계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에 집중한 공감 스토리가 웃음을 배가한다. 세계적인 인기 아이템 해골을 전면에 내세운 애니작은 차별화된 기획과 소재로 주목받았던 <좀비덤>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쇼트폼이어서 제작은 비교적 수월했나?
분량이 짧아서 쉬워 보이는데 실은 더 어렵다. 회차도 많을뿐더러 1분 30초라는 러닝 타임에 기승전결을 갖춘 이야기를 슬랩스틱으로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다. 프리 프로덕션에 시간을 많이 쏟는 편인데 이를 압축해서 진행하려니 제작진 모두 힘들었을 거다.
<스컬킹>은 무엇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한 작품인가?
해외에서 스컬이란 소재가 인기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튜브 좀비덤 채널에 스컬이 가끔 엑스트라로 나오는데 조회 수가 꽤 높게 나오더라. 그래서 주인공들을 빼고 스컬 캐릭터만 모은 영상을 테스트 삼아 6개월간 올려봤더니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독립 IP로 개발해도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기획안을 여러 곳에 보여줬더니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덕분에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본편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다.
캐릭터별 서사도 있는가?
싸우는 양 부족의 왕과 병사들이 나오는데 사실 캐릭터는 두 왕과 병사 딱 3종이다. 수염이나 소품만 다를 뿐 모두 똑같다. 스컬이니까.(웃음) 대신 캐릭터들이 풀어내는 상황극에 집중했다. 두 부족이 벌이는 황금성 쟁탈전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지만 대결 장면은 52편 중에서 4∼5편마다 한 번 나올 정도로 비중이 작다. 대결 구도로는 공감을 끌어낼 만한 이야기가 나오기 힘들고 감정이입도 잘 안된다. 플롯이 단순해서 재미를 주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현실에서 겪을 만한 상황을 에피소드로 풀어내 시청자의 이입을 유도했다. 요즘 세태를 반영한 에피소드가 많다. 주종 관계에서의 갑질, 상대 적진으로 몰래 옮기는 배신 행위, 일부 몰지각한 젊은이들의 삐뚤어진 모습처럼 사회에서 마주할 만한 얘기가 많다. 대결 구도는 설정일 뿐, 그 속에서 벌어지는 캐릭터들의 일상과 관계에 더 초점을 맞췄다.
팬덤을 유인할 요소는 뭘까?
일단 스컬이란 캐릭터가 귀엽다. 표정은 험악해도 연약한 몰골이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보고 있으면 뭔가 아기자기한 맛이 느껴질 거다. 이들의 몸 개그와 공감 스토리가 짧은 시간에 몰아서 펼쳐지는 만큼 보다 깊은 인상을 남길 거라 기대한다.
세계관 확장도 구상 중인가?
이야기의 울타리를 정해 놓고 싶진 않다.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았는데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건 이거였다. 감자탕을 먹다 그릇 속의 뼈를 보고 스컬의 모습을 떠올려 보는 것처럼 어느 상황에서나 대입할 수 있는 캐릭터, 어디든 갈 수 있는 캐릭터 스컬로 온갖 이야기가 만들어지길 원했다. 현실이든 상상 세계든 스컬이 가는 곳이 곧 이야기 무대가 되는 거다.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오만 가지 상황에 툭 던져놓은 스컬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사람들이 상상하게 되는 상황, 그게 우리가 바라는 스컬 이야기의 세계관이다.
사업화하기 좋은 포인트를 꼽는다면?
스컬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베스트셀링 아이템이니 접목할 수 있는 분야도 많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욕심나는 건 피규어다. 스컬들의 귀엽고 엉뚱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또 요즘 아트토이가 대세이지 않은가. 갖가지 스컬을 컬렉션 토이로 선보이면 인기를 끌지 않을까 한다. 황금성을 놓고 벌이는 부족들의 전투란 점을 부각한 전략형 모바일 게임으로도 나오면 좋겠다.
온라인에는 언제 공개하나?
내년 초에 애니작 유튜브 채널에 공개할 예정이다. KBS에 이어 케이블로도 방영 채널을 넓힐 텐데 아무래도 뉴미디어에 적합한 포맷이라서 유튜브나 SNS 플랫폼에 태워야 전파 속도가 더 빠를 거라 보고 있다. 원래 계획은 30편부터 채널에 올려 반응을 보면서 시나리오를 수정하자는 것이었는데 팬덤이 없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상파에 먼저 공개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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