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적인 만화 캐릭터와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는 아이콘을 화려한 색채로 표현해 온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찰스 장 작가가 11월 27일부터 사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막을 올리는 파인캐릭터 2026에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작가는 그간의 작업에서 삶에 대한 열정과 용기, 위로를 전했다면, 이번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선에서 그리는 것의 본질이 뭔지 묻는다.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을 한 문장이나 키워드로 소개한다면?
철없는 아티스트?(웃음) 호기심 많은 미술 작가다. 약간 오타쿠 기질이 있다. 수집광이기도 하고.
스트리트 아트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
그림이 좋아서 미대에 갔더니, 수업 내용이 내겐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원주민 미술에 큰 영감을 받았다. 이후 힙합 문화와 함께 들어온 그라피티에 푹 빠졌다. 학교 수업은 빼먹고 날마다 스프레이 챙겨 들고 벽에 그림 그리러 다녔다.
팝아티스트가 되기까지 깊은 감명을 준 롤 모델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굉장히 다양한 작가가 있다. 앤디 워홀, 바스키아, 키스 해링, 백남준 등 에너지 넘치고 외향적인 작가들에게 매료됐다. 그들의 작품뿐 아니라 삶도 너무나 멋져 보였다. 사실 그라피티와 팝아트는 서로 밀접하다. 서로 닮았고 영향을 주고받은 부분도 있다. 난 그라피티를 하면서 팝아트가 더 좋아진 경우다.

주로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얘기하는가?
지금까지는 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캐릭터를 변형시켜 내 감정과 에너지를 투영하기도 하고, <해피 하트>란 캐릭터를 그려 전시하거나 브랜드와 협업하며 대중과 소통해 왔다. 그 안에는 '예술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항상 들어 있는데, 최근에는 그걸 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관심사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시그니처 캐릭터 <해피 하트>는 무엇에서 영감받았나?
원래 슬럼프에 잘 빠지지 않는 성격인데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가 닥친 적이 있었다. 예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 우연히 단순한 하트 이미지를 본 적이 있는데 그게 그렇게 위안이 되더라. 그래서 자연스럽게 스케치를 해 보며 여러 모습의 하트를 그려 봤다. 그전까지는 화면이 꽉 차게 그림을 그렸는데, <해피 하트>를 통해 뭔가 깨달으면서 나 자신을 내려놓게 됐다. 그때부터 <해피 하트>로 무한 긍정 에너지를 전하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적인 팝아티스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내가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보다 훨씬 멋지고 좋은 작가들이 정말 많다. 다만 미술가로 인정받으려면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인정받는 방법도 있지만 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전시도 하고, 상업적인 일도 하면서 내 이름과 작품을 알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돌아보면 이제야 신진 작가 딱지를 떼어낸 기분이다. 앞으로 더 즐겁고 재미있게 작품 활동을 해 보려고 한다.

파인캐릭터 2026 기획전에서 선보일 작품이 궁금하다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손으로 직접 그린 건데 좀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선에서 그리는 행위에 대해 다시 고민하는 느낌을 표현했다. 보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사물을 보는 열린 시각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작품을 통해 실험하고 있으니 정답은 없다. 네버엔딩 스토리랄까. 무언가 결말이 나버리면 재미없지 않은가.

후배 아티스트, 대중에게 파인캐릭터 2026이 어떤 전시로 기억되길 바라나?
최근 예술계에서 다양한 분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또 그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하지만 순수미술만의 영역도 분명 존재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교류가 이뤄지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기존 아트페어가 조금 진중한 자리였다면, 파인캐릭터 2026은 많은 작가, 미술계 관계자, 관람객이 신나게 즐기고 어우러져 많은 담론도 만들어 내는, 신명 나는 마당놀이 같은 장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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