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캐슬 이강민 PD, 어떻게 웃길지에만 집중했어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3 09: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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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꼬마마법사 주니토니>는 유튜브 스타 주니토니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시작점이다. 대마법사 멜리나가 사라진 후 혼란스러운 아클란네 마법 유치원의 평화를 지키려는 주니와 토니는 B급 감성이 묻어나는 코믹스토리를 통해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매력을 뽐낼 태세다. 긴장하자. 극장에서 맛보기로 보여준 웃음폭탄이 곧 터질 시간이다.



기존 팬과 새로운 시청자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주력한건?

유튜브 채널은 생활 습관이나 일상 예절, 기초 학습같이 부모님들이 좋아할 만한 교육적인 내용이 중심인데 TV시리즈는 개그 비중이 크다. 아이들을 어떻게 웃길까에 집중했다. 교육적인 건 이미 유튜브에 많이 있으니 TV시리즈는 약간 B급 정서를 담은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유튜브 속 주니토니가 익숙한 아이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애니메이션에 어떤 가치를 담았나?

배경을 유치원으로 설정한 건 이해와 협동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서였다. 요즘 아이들의 감정이나 생각이 점점 획일화돼 가는 느낌이다. 사회·문화적 흐름인지 미디어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는데 그저 드러난 현상만 인식할 뿐 상상력이나 사고력이 옛날만큼 풍부하진 않아 보이더라. 자존감이 높은데 이기적인 성향도 짙어지고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이야기로 아이들의 밝은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좀 줄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마법을 소재로 했지만 사실 마법으로 해결하는 문제는 별로 없다. 협동으로 해결한다. 에피소드마다 주니토니를 둘러싼 서브 캐릭터들의 감정이 잘 드러나게 해 서로의 감정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얘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 초기 아클란네 성 디자인

 

키즈캐슬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다른가?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하면, 보통 애니메이션을 기준으로 음악을 입힌다. 영상에 음악을 맞추는 건데 싱크로율이 좀 떨어진다. 키즈캐슬은 원래 음악을 만드는 곳이어서 영상과 음악이 찰떡이다. 시나리오에 미리 음악을 버무리니 이야기와 영상에 잘 녹아들었다. 특히 기존 뮤지컬 애니메이션은 대사와 노래 신이 분리돼 있는데 우리 작품은 대화하듯 주고받는 다이얼로그 송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화가 끝나고 노래가 나오는 구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실제 뮤지컬처럼 대화와 노래가 융화돼 보고 듣는 재미가 완전히 다를 거다.

 

눈길을 사로잡을 신스틸러는 누굴까?

개성이 모두 달라 어느 하나를 꼽긴 어렵다. 알파란 캐릭터는 잘 부딪히고 어리바리한데 장면 사이사이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준다. 수줍어서 말도 잘 못하고 끙끙 앓는 슈리는 자주 나오진 않지만 느닷없이 나타나 사방을 달리면서 소동을 벌인다. 케이크맨도 있다. 친구들이 싸우고 큰 소리가 나면 어디선가 “축하 축하해”라고 외치며 등장한다. 주니의 라이벌 쿤타는 밉상이어도 정감 가는 캐릭터다. 마음에 드는 신스틸러를 시청자들이 골라 보길 바란다.


 

▲ 초기 캐릭터 디자인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개그 코드가 강하다보니 3D 캐릭터들의 얼굴 표정을 잡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딱딱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구현하는 게 중요했으니까. 그래서 코믹한 상황이나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더욱 실감 나는 표정을 만들려고 2D 페이셜 기법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웠던 건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 허용되는 이야기 소재와 개그 수준이 어디까지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B급 개그라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에피소드를 만들면서 갈아엎은 적이 꽤 있었다. 사실 선을 좀 뛰어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무작정 밀고 가자니 부담이 컸다.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어서 고민을 참 많이 했다.

 

IP 사업 전략이 궁금하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완구 중심으로 갈지, 캐릭터 중심으로 갈지, 아니면 중간 형태로 할지고민의 연속이었다. 한 달 남짓 이어진 치열한 토론 끝에 오래도록 사랑받을 캐릭터 중심의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지만 앞으로 캐릭터 정체성과 세계관을 꾸준히 알려 뽀로로처럼 아이들 주변과 일상에 주니토니가 자리할 수 있게 하겠다. 세계관도 마블코믹스 같이 다양화하겠다. 지금은 주니토니가 주인공이지만 다른 이야기에서 다른 주인공이 각각의 세계를 만들어 각각의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거대한 키즈캐슬 유니버스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야기에 끌린다면 사업은 자연스레 뒤따르지 않을까.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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