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영화 , 전시 등 문화콘텐츠에 불어닥친 개인투자 열풍이 캐릭터 · 애니메이션 분야에도 이어질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 투자 플랫폼이나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자산화 서비스가 그간 지원사업이나 펀드 등 기관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캐릭터 · 애니메이션 업계의 새로운 자금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 최초의 K-콘텐츠 투자 플랫폼 ’ 을 표방한 펀더풀은 최근 애니작이 준비 중인 애니메이션 좀비덤 시즌3에 대한 펀딩을 진행했다.
이병준 애니작 대표는 “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목표금액을 낮게 설정했는데 펀딩 시작 첫날 모금액이 이미 목표금액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 며 “ 시장 반응이 어떨지 조마조마했는데 펀딩 결과를 본 펀더풀 측도 매우 놀라워했다 ” 고 말했다.
이어 “ 모금방식이 추가 보상 등 MZ세대들의 흥미를 유발하게끔 잘 구성됐고 시즌1, 2로 콘텐츠의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시즌3의 성공을 기대하는 투자 심리 덕분에 펀딩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고 분석했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 등 특정 자산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인증하는 디지털 인증서로 NFT를 되팔아 소유권을 넘길 수 있으며 , 원작자는 NFT와 연결된 작품의 저작권을 유지 하면서 NFT가 거래될 때마다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조각 투자는 다수의 구매자가 NFT를 매개로 고가의 투자 상품을 공동으로 구입해 소유 지분을 나눠 갖는 투자방식이다.
일례로 최근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한글을 창제한 목적과 제작 원리를 담은 책 훈민정음 해례본이 100개의 NFT로 만들어져 개당 1억 원에 판매됐고 배우 하정우의 디지털 아트작품 ‘ The Story of Marti Palace Hotel ’ 은 경매를 통해 4만 7,000클레이(clay, 일 종의 암호화폐)에 팔리면서 NFT가 문화콘텐츠 업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때문에 NFT 거래 플랫폼들은 저마다 캐릭터 , 만화 등 디지털아트를 비롯해 오프라인 작품에 대한 사업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NFT로 디지털콘텐츠를 유통 · 관리하는 플랫폼 ‘ 아이템버스 NFT 마켓 ’ 을 운영하는 한국엔에프티는 만화가 김성모 , 팝아티스트 낸시랭 , 로보트태권브이 김청기 감독 , 정우재 , 윤기원 , 성태진 , 최서원 , 최나리 작가의 디지털 콘텐츠뿐 아니라 웹툰 , 모바일게임 , 캐릭터 등으로 NFT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오영환 한국엔에프티 전략기획본부장은“NFT 마켓에 유 통되는 작품의 가치는 경매 또는 P2P로 판매, 거래되는 방 식을 통해 시장에서 결정되며 NFT화된 이미지, 영상 등의 디지털 자산이 거래되면서 창작자는 판로 확대, 개인투자 자는 투자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한 영화나 드라마가 수익을 거두는 작품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조각투자도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투자범위가 캐릭터 · 애니메이션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 콘텐츠를 기획 중인 단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투자를 공모하는건 힘들다 ” 면서도 “ 어느정도 제작비 조달 기반을 갖춘 작품들 중심으로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리워드를 보장하는 사례가 나오면 애니메이션 분야도 개인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NFT의 시장이 이제 국내에서도 커지고 있는 단계 ” 라며 “ 메타버스란 가상 공간에서 가치를 거래하거나 무형의 콘텐츠 , 오프라인의 작품을 수집하고 투자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수단으로 NFT가 각광받고 있다 ” 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품 판매로 제작비를 회수하는 현재의 콘텐츠 수익모델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캐릭터 ·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개인투자가 활성화 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 펀딩을 받으면 돈과 함께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데 지금의 수익구조로 볼 때 리워드 부분이 가장 취약하고 제작비 규모도 커 모금액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구조 ” 라 며 “ 개인 또는 소규모 작가 그룹에 어울릴 만한 투자형태일 뿐 기존 투자모델을 대체할 만큼의 효과를 갖긴 어렵다 ” 고 잘라 말했다.
정무열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전무는 “ NFT가 투자자산으로서 어느 정도의 시장을 만들어낼 순 있지만 기술적 관점이나 트렌드 측면으로만 부각되다 보니 투자수단으로서의 제도적 보완책은 미흡해 불안정한 상태 ” 라며 “ NFT의 안착은 얼마나 빨리 신뢰도를 구축하느냐가 관건 ”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투자자들은 몇 번 시도에 나설 수 있으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발길을 돌리기 마련 ” 이라며 “ 유행에 따라 시장이 형성되지만 이러한 유행의 지속 여부는 결국 투자 성과에 달렸다 ” 고 덧붙였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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