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젼 김현경 대표, 올해 <슈야>를 국민 IP로 만들 거예요

장진구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1 08: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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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케이비젼이 IP 사업을 맡은 인기 캐릭터 <슈야>가 2024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에서 캐릭터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거머쥐었다. 커플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표현한 이모티콘과 인스타그램 활동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슈야는 이제 폭넓은 연령대에게 사랑받는 대중적인 캐릭터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김현경 케이비젼 대표는 “작년에는 인지도 확산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슈야를 국민 IP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수상 소감이 어떤가?

작년 한 해 슈야 작가의 창작 활동과 케이비젼의 마케팅 활동이 시너지를 내면서 많은 성과를 일궜다. 이런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 같아 기쁘다. 슈야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지속적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IP다. 슈야와 함께해 주시는 국내외 라이선시에게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라이선스 상품화 사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는 데 힘쓰겠다. 작가,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모든 파트너사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

 


<슈야>의 인기 상승을 이끈 마케팅 사례를 꼽는다면?

먼저 작년 1월에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과 부산점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를 들 수 있다.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는데 라이선스 품목군이 잘 갖춰진 캐릭터 브랜드란 인식을 심어줬다. 구매층이 10대부터 40대까지 폭넓게 나타난 판매 데이터를 보면서 슈야가 대중적인 캐릭터 브랜드로 커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스킨유를 시작으로 올리브영의 비타민, 보디 케어 부문 판매 1위 브랜드들과 펼치고 있는 콜라보레이션도 주효했다. 메인 팬덤의 가장 높은 관심사 중 하나인 H&B 분야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역대급 관중이 몰린 KBO 리그 10개 구단과의 콜라보레이션 굿즈 출시도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 이 밖에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 공무원 시험 인터넷 강의 플랫폼 공단기와의 협업,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 앰배서더 활동도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와의 공감대를 넓히는 기회였다. 올해 제주도에서 특별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예정인데 2025년에는 슈야를 국민 IP 반열에 확실히 올려놓겠다. 

 

 

해외 에이전트들은 <슈야>의 어떤 점에 호감을 보이는가?
풍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노출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슈야 이모티콘은 거의 매달 나오고 있다. 라인 메신저,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빌리빌리, 샤오홍슈 등 뉴미디어 플랫폼에서도 이모티콘, 카툰, 쇼츠, 먹방 애니메이션 등을 꾸준히 올리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슈야만의 재치 있고 귀여운 모습을 담은 콘텐츠가 이미지 브랜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더버니>의 일본 활동도 두드러졌다. K-캐릭터를 보는 현지의 시선은?

2024년은 에스더버니가 일본에서 붐업을 일으킨 특별한 한 해였다. 불과 1년 만에 세가, 반다이, 후류, 고단샤, 파르코 등 40여 곳과 라이선스 및 콜라보레이션 계약을 맺고 주요 도시의 유명 백화점과 쇼핑몰에서 매달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특히 시부야109몰 전관에서 진행한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을 비롯해 고단샤가 펴내는 패션지 비비(ViVi)에 코믹스 연재, TGC가 주관하는 패션 페스티벌 TGC teen과의 협업 프로모션 등이 크게 주목받았다. 에스더버니의 인기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본 Z세대 트렌드 조사 매체 Z소켄이 내놓은 ‘Z세대 12만 명에게 물어본 넥스트 트렌드 예감’에서 에스더버니는 걸 그룹 베이비몬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트렌드 전달 미디어 Trepo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트렌드 랭킹 캐릭터 부문에서도 헬로 키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에스더버니의 일본 사업을 진행하면서 확실히 느낀 건 K-캐릭터, 나아가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집에 머물면서 넷플릭스로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접한 덕분인지 예전의 한류와 달리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전 세대에서 높아졌고, Z세대가 지금의 현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호감이 K-팝, K-푸드, K-패션에 이어 K-캐릭터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캐릭터 왕국으로 불릴 만큼 자국의 캐릭터만으로 도 차고 넘치는데 K-캐릭터에 대한 니즈가 형성되고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다만 관심이 높다고 해서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보면 안 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한국에서 인지도를 다져놔야 해외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더라. 에스더버니 역시 2019년부터 한국, 대만, 태국, 홍콩,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는 과정을 거쳤기에 일본에서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게 아닌가 한다.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어떤 캐릭터에 눈길이 가는가?

IP를 바라볼 때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첫째는 디자인이다. 캐릭터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상품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첫 번째 요소이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다양한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인가, 그리고 상품으로 나왔을 때를 가정해 캐릭터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둘째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이다. 캐릭터는 그만의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서사가 뒤따라야 한다. 이야기가 있어야 팬과 작가가 정서적 교감을 이루고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한다. 이런 게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팬덤이 생기고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다.

 


소위 뜰 만한 캐릭터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은?

일정한 패턴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특징이 있다. 앞서 말한 디자인과 세계관 이 두 요소는 기본이고,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정서에 부합하는 IP들이 뜨더라. 지금은 힐링과 하찮은 감성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먼작귀, 망그러진곰, 최고심 등이 그런 캐릭터다. 최근 캐릭터 IP 시장은 하이틴, 20∼30대 여성이 이끌고 있는데 이들과 공감하는 IP가 대체적으로 인기다.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어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 그래서 주요 세대의 트렌드를 항상 주시하는 편이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는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당연하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캐릭터를 브랜드로 키우고 지적재산으로 만들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IP를 키우는 건 하나의 생명을 키우는 것과 같다. 씨앗으로 뿌려 싹을 틔우고 가지가 자란 후에야 비로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냥 자라는 나무는 없다. 꾸준한 작업과 팬들과의 소통으로 캐릭터를 가꿔야만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열매가 맺히는 시기는 빠르거나 더디게 올 수 있다. 열정을 담아 꾸준히 활동한다면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작가들이 놓치는 부분은 팬과의 상호작용이다. 나만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팬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그들과 교감한다면 팬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하나만 덧붙이면 서로 합이 잘 맞아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만나길 바란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면 IP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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